원씨

이건 뭐

방바닥 2010. 8. 19. 19:56
 책장에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책 세권을 꺼냈다. 문장기술, 기사 작성의 기초, 언론문장 연습. 2006년 인재제일 필기 시험을 앞두고 급하게 구입해 기억으로는 일주일 동안 도서관에 쳐박혀 연습장 펼쳐 놓고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기를 반복, 엄청난 분량이었지만 겨우겨우 한번 씩은 낼름 낼름 핥고 시험장으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페이지 이곳저곳에 붙여 놨던 주황색 포스트잇이 접착력을 잃고는 넘길 때 마다 우수수 떨어진다. 길다란 보도자료를 읽고 펜을 들었는데 '이건 뭐' 아예 펜이 움직이질 않는다. 과욕. 지난 3년간 기사라곤 장난질로 쓴 회사 탁구대회 소식이 전부 였으니. 그렇다고 내가 딱히 기사를 잘 썼던 것도 아니다. 스터디를 했던 친구들이나 이곳 저곳에서 '기자'의 직함을 달고 뛰어 다녔던 친구들에 비하면 또 다시 '이건 뭐'
 과욕이다. 이건 뭐 자신감 급 상실인데. 시험 치러 갔다가 펜만 쉼없이 돌리다 돌아올 것만 같은 걱정에 또 다시 '이건 뭐'  
 혹자는 매 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라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생각도 없이 지내다가 덜컥 다가와 버린 시험 앞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시험을 열나게 준비해 온 다른 수험생(?)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 1년을 잡고 내가 잘하는 짓을 또 해야겠다. 계획 세우기-_- 제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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