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0년 후에도 이렇게 즐겁게 지낼 수 있을까. 절친했던 고등학교 친구들과 목욕탕에서 서로의 때를 밀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서로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인생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이야기하곤 한다. 내가 건물을 지을테니 너가 3층에서 병원 의사를 하고 너는 뭐할래? 하던 말들은 어느덧 '현실' 이라는 차가운 벽 앞에서 우스갯 소리 축에도 끼지 못하는 아무런 의미없는 대화가 되고 말았다. 그땐 그랬지, 라는 말과 함께 추억으로 묻으며 이제는 졸업 학기를 계산해 토익 점수에 신경쓰고 남은 학점 계산과 평균 평점이 얼마가 되는지를 따지며 사회로 뛰쳐 나가기 위해 알게 모르게 서로서로, 그렇게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이쯤되면 술자리에서 만날 들려오는 소리란, 누구네 집은 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