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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

모 신문사에서 대한민국의 공대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해 한국공학한림원의 후원 속에 토론 자리로 향했다. 10여명의 공대생들이 모였다. 유학을 준비하는, 혹은 한국에서 석, 박을 준비하는, 갓 신입생을 벗어난 06학번 부터 휴학을 하고 다른 시험을 준비중인 학생, 그리고 학사를 끝으로 사회로 뛰쳐 나가고 싶어 발버둥을 치고 있는 나같은 인간. 공대생이라는 같은 집단 내의 여러 학생들이 모여 대한민국의 이공대생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공대 위기라는 말의 허와 실, Abeek 사업의 장단점, 영어 강의의 문제점, 대우에 대한 문제 등 사회적, 혹은 구조적 모순과 오해, 이공대와 관련한 여러 사안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같은 공대생 끼리도 여러 의견들이 대립을..

전공 2007.07.13

이쁜 아이

하드를 털다 보니 기막히게 이쁜 꼬마 아이가 날 반겼다. 올 봄, 애기능에서 친구들과 사진 찍으며 갖은 방정을 다 떨던 중 아빠의 손을 잡고 찬찬히 애기능을 걸어 내려가던 아이. 어이쿠. 요즘 남자애들은 어려서부터 요렇게 꽃미남이니 원. 일단, 미의 기준, 잘생김의 기준이 한시라도 빨리 변해야 할텐데 걱정이다. 장동건이 잘 생긴 게 아니라는 것. 모든 사물은 보이는 것의 반대를 빛에 비추어 반사해 낸다는 것(Barrett.Nix.Tetelman, The principles of engineering materials, 1997), 이 사실을 하루빨리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의 나의 바람이다. 쌍...

기록 2007.07.11

나도 양극화

이명박, "이건희 회장에 비하면 나도 양극화" "나도 살만한데 이건희 회장과 비교하면 나는 양극화" 라며 "남과 비교할 게 없고 내가 일하고 행복을 찾으면 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것도 제1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서, 그의 허접하고 빗나간 가치관과 철학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사다. 어찌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논하는데 '살만한 나' 를 '이건희' 와 비교를 하고 '남과 비교할 게 없다' 며 그 책임을 양극화로 신음받는 국민들에게 전가할 수 있는가. 아무렇지 않게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는, 당신의 가상한 용기, 그거 하나 인정해 줄까말까.

딴지 2007.07.10

전거성? 좋으시겠어요

요 며칠간 블로그 상에서 '전거성. 전거성' 난리를 떨기에 무언가 하고 잠시 들어다 보니 한 tv의 패널로 나온 변호사의 어록이 화재가 되고 있었다. 전원책 변호사는 군가산점 문제와 관련, 여성단체에게 큰 목소리로 일갈했다. "가고 싶어 가는 군대가 어딨습니까"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고 아무리 자도 졸리고, 아무리 입어도 추운곳이 군대다" "군대는 폭력을 가르치는 교육 집단입니다" "제가 특전사를 방문했을 때 그 곳에서 여군을 봤는데 잘해요. 남자보다 잘해요" "가산점을 사기업까지 확대하고 2%적습니다. 5%로 수정해서 올리세요" "군대 가보셨습니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 못보셨습니까?" "그럴 거면 군대는 왜 갑니까?" "군대는 교육 기관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훈련을 받는 곳입니다" 대..

딴지 2007.07.03

경제대국과 선진국

한국은 세계 11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라고 한다. 200여개가 넘는 나라 중에서 11위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갖고 있는 나라라면 상위 5%안팎의 등수이고 수능으로 따지면 1등급과 2등급 상위권을 넘나드는 순위인데도 절대 '선진국' 이라고 말을 하는 이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민국은 교육과 노사문제, 환경, 복지 분야 등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십년 동안 외쳐왔던 '경제' 이외의 것들에 대한 대안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겠다는 대선 주자들은 오로지 '경제' 만을 이야기한다. 양적 팽창으로 인한 경제적 성장만이 '제일' 이라고 여기는 이 땅의 대선 후보들이 안쓰럽다. 이..

딴지 2007.07.03

배가 아파요

현대자동차 연구 장학생 합격 소식을 듣고 말 하지 않아도 먼저 와서 축하해 준 많은 이들과 내가 말을 건냈을 때 부리나케 전화를 걸어주거나 서로 마주보며 들뜬 목소리로 축하해 준 친구들과 후배들, 그리고 선배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구장학생이란 무엇인지, 현대차의 입지나 레벨 정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가늠해 보는, 한 마디로 "나 지금 조낸 배아프다. 너가 뭔데 거길 붙어?" 라는 식의 말도 들었다. 일례로, "그거 사람들이 몰라서 못쓰는 거잖아요. 경쟁률이 낮다면서요" "나는 뭐, 현대자동차는 원래 생각도 안하고 있던거라..." "원씨는 성적이나 뭐 그런것 때문이 아니라 많은 활동을 해서 붙은거잖아요...." 정말 유치한 발상이지만, 만약 현대자동차 연구장학생에 붙은 뒤에 이런 말을 하면 그러려니 ..

딴지 2007.07.03

괴짜경제학

책의 기발한 내용도 그렇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세상을 보는 눈과 잣대, 그리고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토대로 굳게 밀고 나가는 그 의지가 돋보이는 책이다. 책에 소개된 내용은 논란의 소지가 많지만(특히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부분이 눈에 거슬렸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향해 '이렇다니까. 너네는 뭘 보고 있는건가?' 라고 외칠 수 있는 그 시각이 기억에 남는다.

독서 2007.07.02

아버지 말씀

졸업을 1년 반 앞두고 취업이라는 걱정거리를 덜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아들내미가 취업을 한 곳이 번듯한 '대기업' 이라는 것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냥 기뻐하셨다. 외가와 친가를 통틀어 서울, 수도권 지역으로 대학을 간 것은 나와 누나가 처음이었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가 다 아는 이름의 기업에 취업을 한 것은 내가 처음이었다(누나는 현재 박사과정). 그러다 보니 어머니는 친구들에게 연실 밥을 사셨고 아버지 역시 회사 직원들과 거래처 사람들에게 시쳇말로 쏘셨다. 나 역시 하루 날잡고 친구들의 밥과 술을 사고 나니 나도 모르게 '우쭐' 해 지는 기분을 억누르기가 힘이 들었다. 저녁을 함께 먹으며 자칫 빗나갈지 모르는 나의 생각에 아버지가 제동을 걸어 주셨다. 사람은, 절대 겸손해야 한다, 선배는 너보다 아무리 ..

일상 200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