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69

그들의 세미나

"노이즈가 많기 때문에 1차원에서 2차원등으로의 확장이 어려운데 그 노이즈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입니까?" "원자로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왜 어려운 기술이며 현재는 왜 높이지 못합니까?" "나트륨을 모더레이터로 계속 사용해서 플루토늄을 생산한다면 손해가 있지 않을까요?" 발표자의 주제발표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수준 높은 발표와 그에 걸맞는 질문, 기업이나 국가 산하 연구원들의 세미나라고 느낄 정도로 진지한 분위기에서 토론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1얼 6일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관 세미나실에 모인 23명의 앳된 모습들. 한국 공학 한림원 소속 차세대리더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국내 유수 대학의 공학도들로 이루어진 차세대 리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공대 네트..

YEHS 2007.01.07

면접후

"여기, 스펙이 다들 장난 아니더래요.." "그래요?" "네. 어디어디 인턴기자도 많고 학교에서는 다들 학보사, 방송사 출신이래요.." "그쪽은 뭐 하셨어요?" "전 ()()대 학보사요. 그쪽은요?" "저는 ()()대 방송사요" "와, 잘하시겠다 그럼~ 꿈은 기자세요?" "네. 전 꼭 이 길 성공할거에요" 괜찮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적도 없는데요 뭘-_-;; 스펙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답니다;; 면접과 실기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막연히, "나 기자 되고 싶어!" 라는 생각으로 이곳저곳 둘러보니, 아니 이거 경쟁률이 뭐이리 높은가요? 일반 대기업 경쟁률은 축에 끼지도 못하더군요. 순간 당황했었습니다. 아니, 왜 이리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구요. 멋 모르고 떠벌리던 저는 소심해졌습니다...

일상 2007.01.05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바라보는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내게 알려준 책이다.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그가 쓴 모든 책들을 바로 구입했고 그 자리에서 모두 읽어 버렸다. 그리고 제작년, 시청에 그가 찾아 왔을때, 나는 조심스레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프랑스 폭동 이후로 홍세화에 의해 다소 부풀려진 프랑스 사회의 똘레랑스에 대한 비판글도 여럿 접했다. 허나 어디서나 이방인이었던 그가 느꼈을 절박함과 외로움덕에 어쩌면 프랑스라는 사회가 더욱 친절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을까. '직업에 귀천이 없다' 라는 말이 있는 사회는 직업에 귀천이 있는 사회다, 라는 그의 말에 빗대어 이 책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 역시 한국 사회의 직업에 대한 인식 덕분일듯 싶다. 택시 운전사가 책을? 그것도 성공미담도 아니고 밝은 사진..

독서 2007.01.05

묻어가기

"야, 난 평화주의자야" "그럼 이쪽은 공산주의자!" 친구의 '평화주의자'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같이 있던 한 여성이 이야기했다. 누가 나보고 중동사람 닮았다는데 너무 짜증나더라, 라는 말을 듣고 난 뒤에 약간 뾰로똥해 져 있던 나는 '그럼, 왜 중동사람, 동남아 사람 닮았다는 말에는 기분이 나쁘고 서양사람 닮았다는 말에는 기분이 좋을까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말도 잘 못하면서, 괜시리 분위기 깨고 싶지 않아 가만히 있었던 터였다. 그 와중에 그런 말까지 듣자 가만히 있기도 그렇고, 자리도 별 재미없던터라 그 여성에게 이야기했다. "평화주의의 반대말이 공산주의는 아니잖아요" 그러자 대뜸, "아니 왜요? 공산주의 나쁜거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아니, 그럼 그쪽부터 얘기해..

딴지 2007.01.04

마이너리그

읽던 책들을 다시 추리던 중, 과 독서 소모임의 첫 책으로 은희경의 '마이너리그' 가 선정되었다. 몇 해 전 선배의 추천으로 낄낄 거리며 읽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장하고픈 욕심도 있었기에 잘됐다 싶어 냉큼 서점의 책꽂이에서 조심스레 책을 뽑아(?)왔다. 작가는 책의 첫머리에서 '남자들의 세계에 대한 탐문이 아니' 라고 밝혔지만 읽는 내내 그에게 남자들의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 수많은 남성들이 대체 누구일지(이름은 밝혀져 있다) 궁금했다. 그만큼, 상세하고 또 낯간지러울 정도로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를 꿰뚫고 있었으며 덕분에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뭇 남성들의 심금을 조금은 울릴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 소설은 남자들의 세계가 이러니 저러니 하다는 것을 말하려고 쓴 것은 아니다. '마이너리그' ..

독서 2007.01.02

2007년

언제나 그랬듯, 묵은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찰나에, 조금은 진지해져 한 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각오를 다잡아 본다. 다음 해에는 스트레스를 덜 받기를, 학점이 조금은 더 잘 나오기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기를,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를. 하고 원해 보지만, 너무 무난한 인생은 약간 재미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너무 안풀리면 살기 싫을지도 모르니 딱 중간만. 한 해의 정리는 남제와 k-1 dynamic과 함께 했다. 머리도 자르고 목요일까지 읽어야 하는 책도 반 정도 읽고, 간만에 통닭 한 마리를 뚝딱 해치웠으며 뜸했던 친구들에게 상투적인 문자 몇 개를 보내며 관계의 끈을 이어 나갔다. 국어시간에 배웠던 언어의 분절성(맞나?)을 떠올리며 오늘 지는 해와 내..

일상 2006.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