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가기
"야, 난 평화주의자야" "그럼 이쪽은 공산주의자!" 친구의 '평화주의자'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같이 있던 한 여성이 이야기했다. 누가 나보고 중동사람 닮았다는데 너무 짜증나더라, 라는 말을 듣고 난 뒤에 약간 뾰로똥해 져 있던 나는 '그럼, 왜 중동사람, 동남아 사람 닮았다는 말에는 기분이 나쁘고 서양사람 닮았다는 말에는 기분이 좋을까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말도 잘 못하면서, 괜시리 분위기 깨고 싶지 않아 가만히 있었던 터였다. 그 와중에 그런 말까지 듣자 가만히 있기도 그렇고, 자리도 별 재미없던터라 그 여성에게 이야기했다. "평화주의의 반대말이 공산주의는 아니잖아요" 그러자 대뜸, "아니 왜요? 공산주의 나쁜거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아니, 그럼 그쪽부터 얘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