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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꿈같았던 2박 3일간의 연휴가 끝이 났다. 자고-_- 뒹굴 거리고; 다운 받아놨던 영화도 보고 책도 한권 다 읽고 바람도 쐬고 낮은 산도 아주 잠깐 타면서 운동;;도 좀 했더니 여자친구나 직장 상사가 옆에 있어 차마 내뿜을 수 없었던 대장 속 가스가 시원하게 뿜어져 나온-_- 기분이다. 대장 속의 낮은 온도(?)로 액화가 될까 말까 폼 잡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방귀의 끓는점, 어는점은 몇 도일까. 하여튼 묵혔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것 같다. 개운하다. 짐을 싸서 서울 집으로 다시 돌아오니 잠시 뒤통수로 밀려나 있던 현실이 눈앞에 턱하니 나타났다. 한 이틀 정도는 적응이 힘들지-_- 않을까 싶다. 나도 모르게 밀려오는 한숨을 깊게 쉬었더니 내가 갖고 있던 현실의 무게가 새삼스럽게 크게-_- 다가온다...

일상 2011.06.07

어떻게 살라우

먼저 자신이 원하는 삶만 알아내면 된다. 그 다음에는 그냥 살면 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김연수, 여행할 권리 뜬금없이 센치;;해 지기는 싫은데 '어떤 삶'을 원하는가, 와 비슷한 질문을 들을 때면 언제나 대답이 머물머물-_- 해 지면서 약간 얍쌀코롬 해 진다. 어렸을 적(응?)부터 ‘뭔 삶을 살까’ 고민을 하긴 했었는데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과 내가 속해 있는 이 울타리 안에서 교집합으로 존재할 만한 부분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없기 때문일 테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식과 철학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지금은 그냥 산다-_- 절충안을 찾은 것이 “사람답고 인간다운” 삶인데 사람이 동물과 구별되는 것은 이성을 갖고 있..

원씨 2011.06.02

주4일 근무

휴가를 냈다. 일요일 회사를 출근하면 왠지 이틀 일한 기분이다. 매주 일요일 출근을 밥 먹듯 하시는 팀장님의 체력과 ‘일’에 대한 열의가 그저 대단하게 느껴질 뿐. 눈치가 조금 보이긴 했지만 선배의 말에 힘을 얻어 수요일, 금요일 휴가를 썼다. 물론 어린이날인 목요일 출근-_-과 금요일 아침에는 인터뷰하러 가야해서 99.9% 모자라다는 느낌이 들지만 뭐 어때. 설마 그럴 리 없겠지만 다음주 화요일은 때려 죽여도 못가. 안가. 아침부터 열나게 청소를 했다. 늘어지게 자려고 했는데 잠도 안 오고 머리가 산발이 된 상태로 일어나 방을 보고 있으니 미친년이 이틀은 날뛰고 간 것 같았다. 누나가 방구석에 있던 머리카락을 보더니 한 마디 했다. “이건 일부러 한 쪽에 모아 놓은 거야?” ‘아니...’ 빨래 두 번 ..

원씨 2011.05.04

삶의 방식

누구나 다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갖고 있다. 몇 년을 살았던 자신이 경험한 인생이 쌓이고 때론 무너지면서 자신만의 개똥철학-_-을 만든다. 학창시절 여드름이 많던 누나가 언젠가 “이제 볼에 여드름 생기면 어떻게 짜야 하는구나, 짜면 흉터는 이렇게 생기겠구나, 이건 기다려야 하는구나, 라는 걸 알 것 같아”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건 아닌가-_- 여튼, 때문에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성격이 너무 예민하고 쉽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남들이 하는 얘기를 모두 자신에게 대입하던 민감한 성격의 소유자가(아 꼭 내 얘기 같아-_-) 지인의 “인생 통 크게 살아”라는 조언에 다음날 아침 눈을 뜨는 순간 “So Cool”(So Sexy, So incredible!) 하면서 대중 앞에서 춤을 출 수는 없..

원씨 2011.05.03

선택

출근 길 지하철역을 나오는데 반짝거리는 햇살에 눈이 부셨다.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퀘퀘한-_- 날씨에 쑤신 무릎을 움켜쥐었는데 하늘을 바라보니 회색 빛 구름이 쓔웅 하고 저 멀리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진짜다). 문득 아침에 페이스북에서 봤던 친구의 글이 떠올랐다. 오늘 아침 눈을 뜨며 늘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내 앞에 행복과 불행이 찾아올 것이다. 그럼 난 행복을 선택하리라 뭐, 어떻게 되던 나도 행복을 선택-_- 결과에 연연해 말자. 어차피 미래는 모르는 것, 내가 한 행동이 후회로 다가올지 최선의 결과가 될지 그건 모르는 일이다.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아,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라며 후회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지난 일-_- 개인적인 개똥철학으로 인해 최선을 다했다, 라는 말을 절대..

일상 2011.04.28

스트레스

오전에 기분을 잡치는-_- 일이 연거푸 발생하면서 약간 스트레스를 받았다. 입맛 밥맛이 싹 사라져 구내식당에서도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사무실로 내려오는데 또 다시 뭔 일-_-이 따악! 생기면서 바이오리듬은 깊고 깊은 심연으로 빠지고 말았다. 짧은 지면기사 하나와 다소 긴 기사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상황.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없애야 하는데 금연 하루 만에 라이터를 키는 건 너무 의욕 없어 보여서 말았다. 실은 잔기침이 멈추질 않아서-_-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는 것도 괜찮을 듯. 하여튼 자리에 앉아 삐대다가 잠을 잤다-_- 책상에 엎드려서 10분.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앉아서 10분. 오, 기분이 나아졌다. 생각해 보니 매일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던 학창시절엔 잠을 자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

원씨 2011.04.26

오늘 오후에 이 어플 때문에 혼자 미친놈처럼 낄낄거리며 웃었다-_- 확실히 웃음의 역치가 낮아졌다. 어떤 상황이나 대사, 사진이 조금만 머릿속의 이성을 벗어나도 찌릿, 하는 전기 신호가 대뇌를 파고든다. 곧이어 입으로 튀어나오는 웃음. 뭐 나쁘지 않다. 오늘도 늦은 밤-_- 청계천을 따라 걸었다. 한참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그 옛날 화공과 꽃모델 꽃상곤씨와 야밤에 동대문에서 영화를 보고 학교로 돌아갈 때 걷던 길이 보였다. 여기서 직진하면 학교, 오른쪽으로 돌면 집으로 가는 방향. 학교로 가고 싶은 마음을 잡고 오른쪽으로 돌아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사람은 현실을 살아야 해. 자장면이 먹고 싶었는데 견뎌냈다. 어플 속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바꿀까보다. 효과가 좋다. 저녁도 적당히 ..

원씨 2011.04.26

청계천 워킹

#간만에 청계천을 따라 걸었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이 북적거렸다. 날이 풀리긴 풀렸나보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볍다. 일교차가 크다기에 챙겨 입은 외투 속으로 땀방울이 흐를 정도로 열심히 걸었다. 화장실이 급했다-_- 퇴근길에 선배가 사준 딸바(딸기+바나나 주스)가 문제였다. 흘러가는 생각을 잡으려 해도 금방 부산해졌다. 가령, ‘오늘은 집에 가서 일단 씻고 책을 읽어야겠다. 카산드라의 거울을 너무 안 읽었네. 훌떡훌떡 넘겨보던 생활 속의 고분자라는 재미없는 책도 좀 집중해서 읽어야겠고. 절정 꽃미남 전정환한테 전화해서 군복을 빌려놓고 화장실로 뛰어 가야지. 아 나 지금 급하지. 젠장’ 뭐 이런 식-_- #평화시장 근처를 지나는데 고등어 냄새가 코를 덮쳤다. 수백 마리를 한 번에 굽고 있는 듯 했다. ..

원씨 2011.04.21

설레다

체험 형 4D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디스트릭트’의 쇼 케이스 현장에 갔을 때다. 커다란 스크린 앞에 서서 안경을 쓰면 가상공간에 ‘아바타’가 나타난다. 간단한 손동작이면 스크린에 나타난 가상공간 속을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었는데 마치 내가 공중부양을 한 것 같은 짜릿함이 전해졌다.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착지를 할 때도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순간적으로 내려올 때의 느낌이 되살아났다. 뱃속에 있는 내장이 단체 줄넘기를 하는 것 같았다. 뱃속에서 부웅 떠있는 내장들의 놀란 표정. 다시 제자리를 찾았을 때 줄에 걸릴까 걸리지 않을까 모르는 묘한 기분. 아, 이게 설렘이다. 1박2일 애들처럼 줄에 걸리면 야외취침을 하거나 밥을 안주는 것도 아니니 즐겁다. 지난 토요일 밤 해운대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손에 손을 잡고..

원씨 2011.04.20

상태 2

2008년도 상태 http://wonc.net/blog/503 2011년도에는 어떨까. 간만에 학교에 가서 교수님들도 뵙고 지인들도 만나려고 나름 깔끔하게 차려입고 전날 모처럼 얼굴 ‘팩’도 하고 신경 써서 출근한 날. 입사 동기 신 기자가 말을 건낸다. 신 기자 : 오빠, 오늘 어디 간다면서 옷차림이 왜 그래? 원씨 : ... 신 기자 : 얼굴 팩도 좀 하고 했어야지! 원씨 : ... 신 기자 : 빨리 세수하고 와 세수하고 와서 로션을 바르고 다시 찾아갔더니. 신 기자 : 오빠. 왜 로션 안발라? 원씨 : ... 에이 썅...

일상 201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