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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

더 이상 뒤로 뺄 곳 없는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신정을 보내며 '구정까지 새해 계획을 세우고 조금 더 놀자' 라는 마인드를 꿈꿔왔더니 막상 음력 1월 1일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새해 준비는 다소 벅차다. 나이값 때문일가. 아니면, 할아버지댁에서 늦은 시간까지 나눴던 부모님, 그리고 은지와의 대화 내용 때문일지도. 돈을 벌고,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께 용돈을 챙겨 드리고, 큰외숙모에게 하얀 봉투를 건내며 세상삶이라는 것이, 사람을 대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임을 몸소 느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라는 세상속의 '자본' 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등뒤에 업힌채로 그 무게를 꾸역꾸역 늘려가고 있었다. 이래서 삶은 어려운거구나. 사람과 사람으로 세상을 바라볼 ..

일상 2009.01.26

국가의 폭력

2009년 대한민국의 시작은 참으로 암울했다. 군대 문화가 스며든 사무실의 조그만 칸막이 속에서 주위 눈치 살피며 클릭한 뉴스 사이트에는 한 건물을 포위한 경찰들의 모습과 살수차, 하늘을 날아다니는 컨테이너 박스, 그리고 온 건물을 녹여 버릴 듯 타오르던 검은 불꽃이 보였다. 과잉시위란다. 나랏밥 먹는다는 한 인간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과격시위의 악순환이 끊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지껄였단다. 과격시위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니 이제 정신 좀 차렸겠지, 라는 정신머리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망발을(청와대 관계자라는 자가 이런 철학을 갖고 있으니 말 다했다. 하긴, 윗 물이 저러니). 총리라는 자는 한 술 더떴다. '대국민 성명' 이라는 것에서 그는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딴지 2009.01.20

전직 신문기자가 말하는..

전직 신문기자가 말하는 한국 신문의 여론 조작법 1 전직 신문기자가 말하는 한국 신문의 여론 조작법 2 17기 인재제일 학생기자 워크샵을 앞두고. 기자를 꿈꾸는 이들이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거리들. 당신은 왜 '기자' 가 되려 하십니까? '기자' 로서 이루고픈 꿈은 무엇입니까? 15기 활동을 하면서 변하지 말자던 그 각오와 당시의 힘찼던 두 주먹이 문득 그리워 진다. 제길슨. 내가 조금만 똑똑하고 부지런했어도. 아, 조금 더 의지가 탄탄하고 공부를 잘하고 글을 잘 썼으면. 조금 더 말을 잘하고 발음이 좋았으면. 조금 더 많이 알았으면. 결국, 게으름과 의지의 문제. 제길슨.

딴지 2009.01.16

미네르바 구속

미네르바가 구속된 후 관련된 글들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던 미네르바의 글을 읽으며 '이게 뭔 개풀 뜯어먹는 소리야' 라며 자신의 무지를 한탄했던 원씨는 한 줄 요약으로 '그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예견했다' 라는 간단한 글을 읽으며 덩달아 우리 명박과 만수를 까는 편에 서서 히히낙낙 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가 구속되고 나서보니 공고출신 전문대 졸업에 30대 백수라니. 번듯한 4년제 대학 나와서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서 히히덕 거리며 돈벌고 있는 나는 왜이리 일자무식일까 라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감출 길이 없다. 허나, 역시나, 우리의 좆중동과 정부, 골나라당 친구들은 그의 '학력'을 들먹이며 '사기꾼에게 놀아났다' 고 지랄들이다. 허위 사실 유포에, 그로 인해 20억달..

딴지 2009.01.13

자살, 그리고 지하철 운행 차질

지하철 투신... 지하철 2호선 운행차질 쓸데없는 딴지같아 보이지만 기사 제목을 보는 순간, 그리고 내용을 보는 순간 조금 씁쓸했다. 사실을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분석기사(?)가 아닌 다음에야 기사의 기본 중 하나임은 이해하겠지만 지하철에 사람이 투신했음에도 그 다음으로 오는 관심이 지하철 운행의 차질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 약간 섬뜩하기도 하다. 그리고 늦어진 지하철에 툴툴거렸을 많은 이들의 삐죽거렸을 입모양 역시, 조금 무섭게 다가오기도 한다. 세상살이는 참, 힘들면서도 무섭다. 아 이런 괜한 딴지는 이제 그만.

딴지 2008.12.31

균형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 모든 일에 만족하는 것(솔직히 요건 오바고), 내가 해야 할 일, 내게 주어진 일을 모두 소화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하는 일이 한 두개 정도면야 무리없이 그럴듯 하게 양쪽에 양해를 구해가며 아이고 성님, 이라는 말과 함께 비벼대는 손바닥으로 얼추 커버가 가능하겠지만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맞춰 나가듯 여기서 줍고, 저기서 줍고, 그리고 요리조리 맞춰가며 두손 두발 다 써가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는 난감할 때가 많다. 이 일에 참석하게 되면 저 일을 못하게 되고, 저 일에 참석하게 되면 그 일에는 소홀하게 되니 예전 김동환 교수님께서 내게 주셨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많을 때는 평소에 정리를 잘 해 놓는 것이다. 일의 경중과 자료의 정리, 파일의 정리, organiz..

일상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