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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해의 최후의 보루, 구정이 다가온다. 양력 1월 1일 부터 무엇무엇 하자 했던 다짐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어느덧 2007년의 1/6이 지나버리려고 한다. 양력 새해를 지내며 아쉬웠던, 혹은 하지 못했던 다짐을 음력 새해로 미루어 놓으며 이제는 20대가 꺾였구나, 이제는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이제는 헛되이 시간을 보내면 안되겠구나, 이제는, 이제는, 이제는.. 이라는 말을 수백번 되뇌인다. 기대된다. 올 한 해, 많은 일들을 벌여놨고(?), 그랬기에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사회로 나가서 한 가지 일만을 하기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고로, 대학생인 지금, 나는 오지게 여러 일들을 하고 싶고 또 배우고 경험하고프다. 어리버리했던 지난 1년을 덮고, 새롭게 다가올 올 한 해, ..

일상 2007.02.17

이필상 고려대 총장 사임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사임했다. 첫 타학교 출신 총장이라는 기대와 역대 최단기 총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한 이필상 교수의 흔적은 너무도 더러웠다. 문제의 본질은 논문의 표절인데도 이제는 교수 사회의 '정치' 를 이야기 하고 교수 사회의 '음모' 를 들먹인다. 조사위원회가 표절했음을 밝혔음에도,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그리고,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그 넓은 아량은, 표절은 당시 관행으로 치부해 버리고 기성사회의 세력 다툼으로 몰아가며 그 피해자는 고스란히 자신들의 몫이되었다고,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있느냐는 식의 말로 도리어 역정을 낸다. 보건대 통합 과정에서 출교를 당한 학생들과 핍박받는 소수 학생들의 행동을 그토록 짓밟았던 그들의 새로운 모습에 털털털 거리는 허무한 너털웃음밖에는 할 ..

딴지 2007.02.16

과학해서 행복한 최재천 교수

"여러분, 과학자라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요?" 동그란 안경에 숯이 적은 짙은 회색 빛 머리칼, 마치 아인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외모의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과장 된 몸짓과 조목조목한 목소리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 잡았다.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을 잊지 않아야 해요. 개미는 왜 그렇게 할까? 하고 말이에요" 2월 9일 오전 10시. 강원도 지촌초등학교 지암분교 29명의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최재천교수의 강의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대학생들 조차 지루하게 여길 법 한 강의시간, 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은 커다란 멀티비전의 개미와 원숭이의 사진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이게 거북이 개미에요. 머리가 꼭 거북이 껍질처럼 생겼죠? 이걸로 집 입구를 막아서 다른 개미들이나 곤충들이 못 ..

YEHS 2007.02.13

휴식

인턴이 끝나고 간만에 방학다운 휴식을 즐겼다. 아침 10시 기상, 11시 아침 겸 점심, 12시 부터 풀 타임으로 신문을 읽고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고 tv 를 보고 과자를 먹고 과일을 먹고 또 다시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고 tv를 보고 저녁을 먹었다. 청소기를 돌리고 설겆이를 하고 집안 환기차 창문을 열고 가습기를 틀었으며 방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옷들을 정리하고 책상과 옷장, 책 장을 정리하고 거울을 닦았다. 머리는 감지 않았으며 쇼파에 누워 책을 보다가 또 다시 잠드는 바람에 저녁 늦게 일어났다. 덕분에 잠이 안온다. 또 다시 컴퓨터를 켜고 반니스텔루이, 앙리, 세브첸코의 스리톱과 제라드, 람파드, 발락, 네드베드의 미드필더, 튀랑, 비에리, 스탐의 수비진과 골키퍼는 부폰 으로 구성된 팀으로 위닝 ..

일상 2007.02.07

인턴 마지막 날

엔지니어로 살아간다는 것. 아침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이전에 올렸던 프로젝트에 대한 미팅을 한다. 어떤 단계 뒤에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이 단계를 뒤에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에요, 요거하고, 저거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결과가 이렇게 나오고, 그럼 이건 왜 그런거지, 그러면 이렇게 해보죠, 그게 아니라니까, 세미나 준비 됐지, 이걸 할 때 요 부분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거라니까요, 세미나 할 때 요점 정리를 크게 좀 해줘, 뭔 말인지 모르겠어, 아무개씨 그 때 그 사진 찍은거 어디다 놨죠?, 그럼, 이렇게 해 봅시다. 참 힘든 일이다....

일상 2007.02.02

과학해서 행복한 사람들

'세계의 여성 과학자를 만나다' 프로젝트. 왜 여성 과학자일까. 그들이 남성보다 특출나기에? 뛰어난 석학들이라서? 반드시 본받아야만 하는, 그런 인간상을 갖추고 있기에? 모두 맞는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여성' 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사회적 한계와 차별은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고 그 분야는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과학' 에서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여성 예비 과학도들은, 성공한 여성 과학자들을 만났다. 그리고 물었다. 어떻게 차별을 이겨냈습니까. 양육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요. 주위의 시선은 어땠습니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그들의 질문 하나하나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자신에 대한 불안함이 엿보였다. 하지만 인터뷰이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별로 신경을 안썼거나,..

독서 2007.02.02

홍준표

판사는 혁명가가 아니다 판사나 검사는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지 혁명가가 아니다. 말 잘했다. 그렇다면 당시 법을 선포했던 집권세력, 그리고 살벌한 분위기 띄어놓고 투표를 강행했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왜 하지 않는가. "불행한 시대의 이야기를 판사한테만 책임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 고 말하면서 기껏 끌어들인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국민" 밖에 없단 말인가. 당시 집권세력에게 책임이 있다, 라는 말을 했으면 이해가 갈 지언정, 대통령에 관한 불온(!)한 말 한 마디에 12년씩 징역을 살았던 나약한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다. 역사의 피해자인 국민에게 불행한 한국 역사의 책임까지 떠맏겨 버리는 홍준표 의원의 발언을, 때문에 이해할 수 없고 또 그저 한 쪽 귀로 듣고 흘려 버릴 수도 없..

딴지 2007.02.01

언제나 70에서 75 사이를 유지하던 몸무게가 기말고사가 끝나고 집으로 컴백 한 뒤 정확히 일주일이 지나고 80키로로 늘어나 있었다. 72정도에서 3키로 정도만 늘어도 몸이 조금 무거워 진것을 느끼곤 했는데 집에서 뒹굴던 일주일 동안은, 아무런 느낌도, 그 어떤 충격도 없이 몸이 늘어나는 살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한 때 몸 키운다고 단백질 먹으며 난리를 피울 때의 매끈한 뱃살은 온데간데 없고 팬티 위로 슬쩍 호리병을 만들기 시작하는 뱃살에 엄마는 경악을 했다. 그래도 우리 아들, 내세울 건 180에 72키로라는 표준형 체형밖에 없었는데, 하시며. 그나마 요즘엔 76에서 77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간식 먹지 않고 군것질 줄이고 과자 등 인스턴트 음식 줄이며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기는 한데 만성뱃살로 자..

일상 200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