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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일기

복학 후 처음 접한 시험을 그적저럭 패스한 후, 두 번째 시험이 다가왔다.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뒤이어 세 번째, 네 번째 시험이 연달아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바야흐로 사회인이 된 후 첫 중간고사 기간, 첫 고비, 첫 위기를 맞이했다. 과도관에 앉아 책을 폈다. 노트를 펼치고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가끔씩 쓸데없는 말도 써 주면서 공부에 몰입했다. 어라. 누굴까. 한참을 몰입하다 고개를 들었을 때는 맞은 편에 어여쁜 여학생이 한 명 앉아 있었다. 칸막이가 아닌 방사형(?) 책상이기에 그녀의 학번과 이름, 과까지 상세히 알 수 있었다(책에 쓰여 있다-_-;). 과도관에서 뼈를 묻을 각오를 한 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어여쁜 처자를 많이 봐 왔지만 충동적으로, '말을 걸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든 것은 ..

일상 2007.04.25

학살

민간인 왜 죽였냐고? '아무 이유 없어!' 주류와 비주류의 간극을 느낀다. 더욱 잔인하고, 아무 이유 없는 살육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눈 길 하나 주지 않던 많은 이들이 무릎을 꿇고 촛불을 켜며 제발 한국에 불똥이 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에게 밉보이면 어쩌지, FTA, 대북 문제의 복잡한 시점에서 '국익'에 손해가 되는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 덜덜덜, 미국 사회 법의 문제이며 이러쿵 저러쿵. 목숨에, 생명에 차별을 두고 있는 듯한 전세계의 이상스런 계급주의(?) 놀음에 소름이 끼친다. 나의 목숨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내가 지금껏 했던 생각들, 행동들, 추구하는 이상들이 단 한 번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딴지 2007.04.19

집에 오는 길2

집에 오는 길이 경쾌하지만은 않다. 공익으로 되돌아간 것 처럼, 밤마다 체육대회 문서화 작업을 만날 하다보니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켜는 일이 지긋지긋하다. 체육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하듯, 올인올인을 외치며 달려왔는데 막상 3일 앞으로 다가오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처음 맡는 큰 행사 기획. 앞에 나가서 이런 저런 말로 떠들다 보니 는 것은 얼굴의 철판과 넉살이다. 너무 바쁘다 보니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집에 오는 길이 예전처럼 차분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터벅터벅 걸어와 책가방을 던져 놓고 대충 씻고 잠에 빠져들던 예전과는 달리 씻고 책상에 앉아 다시 컴퓨터를 켜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하루의 마감은 책상에서 침대로 옮겨가는, 그 2초 사이에 끝이 나고 만다. 그나마 ..

일상 2007.04.18

고대문화

정문 앞이 '재개발' 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아파트가 들어설 수도 있다느이야기에 학교도 들썩거렸습니다. 모두들 정문 앞이 어떻게 '재개발' 될까 궁금해합니다. 그런데 정문 앞에 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 물음에, 우리는 한번이라도 진지했던 적이 있던가요. 고대문화 3,4월호 고대문화 3, 4월호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글이다. 그들이 언제나 말하듯, 쉽게 지나쳐 버리는 그 작은 공간에서, 그들은 사람을 발견하고 그들을 이야기한다. 저 짧은 문장처럼 고대문화를 잘 표현하는 글이 또 있을까.

일상 2007.04.18

젊음

과 선배 형들이 삼성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mp3 K3의 홍보프로젝트에 뽑혀서 고려대학교 이공대 정문에서 홍보활동을 펴기로 했다. 친분이 있던 터라 도와 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전날 이것저것 뒤척이다 새벽 3시에 잠이 든 나로서는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학교를 간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날씨는 으스스 하고 황사에 비까지 온다고 하니 더더욱 일어나는 것이 고역이었다. 하지만, 이정도 가지고 힘들다고 하면 쓰나. 바삐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비는 올랑말랑,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날씨였다. 기존에 준비했던 그래피티와 디제이 쇼가 완전히 취소된 상태. 홍보의 차와 포를 떼고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과연 성공적으로 치뤄낼 수 있을까. 굉장히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

일상 2007.04.14

모의 주식투자

교양으로 듣고 있는 경제학 개론 시간에 모의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 주 종가를 살펴보고 3천만원 이하, 4종목을 분산 투자 한 뒤 5월 초에 한 번 바꾸고 최종적으로 6월 달에 수익을 계산한다. 교수님 말씀이, 가장 수익이 높은 한 학생은 성적에 관계 없이 A+ 을 주신다고 하니 가뜩이나 재테크다 뭐다 관심 많은 학생들이 혹~ 할 수 밖에.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단지 '경제학 개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첫 시간 나눠준 수업 설문조사에서 '배웠으면 하는 것' 란에 대부분의 학생들이(75%이상) '재테크, 주식투자' 를 적었다는 사실이다. 07학번들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요즘 대학생들의 관심사가 과연 무엇인지, 금새 파악할 수 있었다. 가상 현금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3천만원을 조목조..

일상 2007.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