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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열역학

이번학기의 다크호스, 재료열역학 성적이 나왔다. 평균 51, 내 점수 39. 지난 학기 부터 전공 과목에 대한 조금의 자신감이 생기던 찰나에 벌어진 일이었다. 제길슨.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이러저러한 식들을 외우고 풀고 외우고 풀고 했었는데, 역시나 이 과목은 외운다고 해결되는 과목이 아니었다. 내용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데 그냥 달달달달 외우고 들어갔으니 점수가 잘 나올리가 없다. 그래도 문제를 풀면서 꽤 잘 푼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역시 만만한게 아니었다. 기말고사 범위를 펼쳐놓고 달리려 했건만 마음은 안잡히고 당췌랄리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제길슨. 어쩌면 좋노 이 상황을. 결국 내일 과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짐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다. 그것 보다는, ..

일상 2007.05.14

내 고향 안산

큰외삼촌 결혼기념일이라 해서 간만에 외가 친척들과 밥을 먹었다. 모두 안산에 오밀 조밀 모여 살아 금방금방 모이는 가족들. 그러고 보니 안산에서 태어나 중간에 약 1년 반 정도를 서울서 지낸 것을 제외 하고는 쭈욱 안산에서 살아 왔기에 이래뵈도 안산 개토박이다. 심지어 내가 살던 10층에서 밖을 내다 보면 드넓은 염전이 펼쳐져 있었고 안산천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과 물장구 치는 아이들이 어우러져 뛰놀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그 염전 위에 떡하니 지어놓은 높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으며 안산천은 똥물이 되었다가 비싼 돈 들여 정화작업에 돌입, 이제 슬슬 물고기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상전벽해. 이제 안산에서 서울대를 가는 학생들도 한 해에 30명씩 되고 고대와 연대를 가는 학생들도 70여명을 훌쩍..

일상 2007.05.13

발표준비

10명 앞에서 5분 발표를 한다면 그들의 50분의 시간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차근차근, 준비한 내용을 조리있고 논리적으로 발표해야 하며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끊임없이 반복, 실제 현장에서 닥칠지 모를 돌발 상황 역시 거뜬히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YEHS 정기 세미나 발표. 드디어 몇 시간 앞으로 다가 왔다. 고로, 나는 X됐다.. 쌍.. 40명 넘을 것 같은데;;; 30분이니까 1200분;;

일상 2007.05.12

엄살

지난 월요일. 갑자기 몸이 너무도 안좋아졌다. "니 얼굴에 나 아파요, 라고 써 있어" 라는 친구들 말을 듣고 가뜩이나 험상 궂은 얼굴, 더욱 무섭게 보일까 두려워 방에 들어와 거울을 보니 이건 뭐... 변비가 심한 것 처럼 얼굴색은 누렇게 뜬 상태였고 코가 꽉 막혀 있다 보니 가뜩이나 작은 눈은 게슴치레... 그 와중에도 장난 좀 쳐 보겠다고 황사용 마스크를 쓰고 머리카락을 짓니긴 채 사진을 찍어 전씨에게 포토메일로 보냈다. 살려줘! 신경 쓸 일들이 꽤 있었다. 머리가 지끈 거리는 듯 해 핸드폰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이틀 동안 잠을 잔 건지, 아니면 그냥 누워서 눈을 감고 있었던 건지 모르게 거의 40시간 정도를 누워 있었다. 수요일에는 21시간 동안 잠을 잤다-_-;; 이쯤되면 기록아닐까;; 여튼,..

일상 2007.05.12

전공 선택 학부모 초청회

입실렌티가 열렸던 지난 금요일. 일 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부르는 바람에 빨래를 하러 가는 도중 잡히고 말았다. 뭔 일인가 했더니만 신입생들의 전공 선택을 앞두고 학부모들을 불러 전공 설명회를 연다는 것. 하이닉스에서 꽤 높은 분이 와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하고 2학년 부터 두 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얼라(!)들의 학부모들에게 전공 홍보를 한다는 것이다. 이 행사를 위해 전 날 신입생 어머니들께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고 하니 아이들을 끌고 가려는 각 단과대의 노력이 참으로 가상할 정도다. 그런데 20살씩이나 먹은 학생들의 미래를 선택하는데, 굳이 '어머니'들을 불러 설명회를 열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든다. '대학생' 은 '중고등학생' 들과는 다르다. 아니, 스스로 다르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하..

딴지 2007.05.09

정신놓기

이제는 '조류독감'을 의심해야 할 듯 하다. 아침에 침을 맞고 부랴부랴 수업을 들으러 왔는데 지끈거리는 머리와 충혈된 눈, 좀처럼 멈추지 않는 기침과 칼로 도려낸 듯 한 목구멍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국 세시 쯤에 집에 와서 잠을 청했는데 뭔 놈의 전화가 이리 자꾸 오는지. 3시간 동안 5통의 전화와 3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잠은 설치고, 7시부터 있는 보강 수업을 위해 다시 몸을 일으켰다. 짧게 자른 머리는 대충 발라 넣은 왁스와 엉켜 비를 맞은 듯 축 늘어졌고 얼굴은 부은 채로 핏줄이 발갛게 선 눈으로 강의실에 들어서니 머리가 핑 돈다. 간단히 학생회 회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 정신을 차려보니 401호 앞에서 열쇠를 꽂고 있었다. 머리가 어떻게 된걸까.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신을 ..

일상 2007.05.09

감기암

이 정도면 그냥 감기가 아니라 '감기암' 이라고 불러야 할 듯 하다. 아침에 눈을 뜨니 조금 나아졌던 코는 꽉 막혔고 목은 따가운게 숨을 쉴 때마다 출입하는 공기의 흐름까지 느껴지는 듯 했다. 도서관에 앉아서도 연신 흐르는 콧물 덕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고 수업 시간 내내 코를 훌쩍 거려 원치 않는 주위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준비한 휴지는 금새 물티슈가 되어 휴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고 콧물로 꽉찬 코 덕분에 눈까지 피로함을 느껴야만 했다. 오후가 되니 머리까지 아프고 연신 나오는 기침과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었다. 결국 저녁을 후딱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간만에 주사를 맞았다. 벌써 3주째. 감기가 3주 이상 가면 감기가 아니라는데 대체 이게 감기가 아니면 뭘까. '감기암' 밖에..

일상 2007.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