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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운동을 해야겄다. 작년 이맘때 쯤에 그만 둔 헬스 이후로는 뛰는 것 자체를 혐오시하며 지냈는데 점점 쳐지는 뱃살과 무거워지는 몸, 입어도 입어도 맵시나지 않는 이런 저런 옷들을 살피다 다짐을 했다. 살이나 좀 빼볼까나. 단백질까지 먹어가며 한창 헬스에 미쳐있던 지난 2년. 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배는 나오지 않았었고 배보다 가슴이 더 나오는 기이한 형태의 몸매를 가꿔가던 중 '어머 호섭아. 뒤에서 보니까 역삼각형이 되어 있어!' 하며 이 애가 내 배에서 나온 애가 맞는지 한참을 갸우뚱 거리셨던 어머니. 허나 요즘 집에 가서 티하나 걸치고 누워 tv를 보고 있으면 쳐진 옆구리살을 보며 잔잔한 한숨을 내쉬곤 하신다. 신이 내린 운동이라는 줄넘기. 후드티 굳게 조여 입고 뛰어야 겠다. 절대 여름에 어디 놀러가..

일상 2007.05.06

신소재공학부 체육대회

지난 4월 21일, 한 달여 동안 준비했던 체육대회를 큰 문제 없이 치뤄냈다. 전날까지 비가 왔고 월요일부터 이어질 이런 저런 시험들 덕분에 참여율의 저조를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300명 정도는 녹지에 들러 과티를 받아 갔다고 하니 악조건 속에서 꽤 선방한 셈이다. 마이크를 잡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진행을 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잘 맞아 돌아가서 매끄럽게 행사가 이어질 수 있었다. 농구 점수판 잃어 버려서 내 돈으로 매꾼 것을 제외 하고는 그렇게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 원활히 끝난 것을 평가하고 싶다(내가 나를 평가하냐?-_-;;). 여튼, 이제 두번 다시 하기 싫다 이런거-_-;;;;;;;;;;;;

일상 2007.05.06

누가 뭐래도 내 신체상의 장점은 '눈' 이었다. 쫙 찟어진 외형상의 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체와 망막 사이에서 시신경들이 몸부림 치고 있는 '시력'. 어려서부터 눈이 나빴던 누나와는 달리 나의 눈은 천리안이었다. 1.5는 기본이었고 아무리 멀리 있는 칠판의 글씨도, 16차선 대로의 건너편에 있는 사람의 얼굴도 반짝반짝 거리며 다가오곤 했다. 그러던 눈이, 컴퓨터와 친해졌던 지난 2년 동안, 순식간에 나빠지고 말았다. 결국 가뜩이나 험상 궂은 얼굴을 자주 찌푸리며 초점을 맞춰야 했고 결국 보다 못한 어머니까지 '무섭다' 며 안경 맞추기를 권하셨다. 그래서 찾은 안과. 시력은 0.3에서 0.5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안경점을 찾아 안경을 맞추는데 이것저것 끼어 봐도 이 험학한 얼굴에 어울리는 안경테는..

일상 2007.05.06

씁쓸...

오후 세시부터 과도에 앉아 책을 읽고 노트북을 켜고 뻘짓을 해가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코앞이다. 정말 하기 싫은 '주점'까지 또 챙겨야 한다. 지겹다. 학교 생활 6학기째. 그 중 6학기 모두를, 나만의 시간을 갖거나 전공에만 매달린다거나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지나친 적이 없었다. 나의 업보인가-_-;; 과도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공부하겠다고 재료열역학 프린트를 뽑아 쭉 핥아 보기는 했지만 대체 뭔소리인지 알 수 없고 턱으로 책장을 넘기던 우스꽝스런 행동 역시 아무렇지 않게 수십분간 이어갔다. 점점 주위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 아저씨가 되어 간다는 생각에 또 다시 씁쓸. 생각의 끈이 이어지지 못하고 군데군데 끊겨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일상 2007.05.06

입실렌티와 이명박 대선후보

5월 4일은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이 있던 날이었다. 작년 물리2차 시험을 앞두고 복학생 티 한 번 팍팍 내보자는 의미로 무려 4년 동안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입실렌티를 제꼈었기에 올 해 입실렌티는 벼르다 못해 혀를 날름거리며 오지게, 육지게, 칠지게 놀아보자, 라는 마인드로 참석했다. 녹지로 가는 도중 간간히 들려오는 응원곡의 음색에 소름이 돋다 못해 전율이 일 정도였다. 작년 고연전 이후 처음하는 응원. 쌓인 스트레스와 해묵은 감정들을 해소하는 데 응원만큼 좋은 '활동(?)'이 또 있을 수 있을까. '학생들을 위한 입실렌티' 라는 응원단장의 목소리를 고대신문을 통해 읽은 터라 더욱 기대가 되기도 했다. 언제나 입실렌티와 아카라카가 끝나고 나면 어디가 더 빵빵하다더라, 이번엔 왜 ..

딴지 2007.05.06

독서

바쁘다는 핑계로 4월 한 달 동안 달랑 1권의 책을 읽었다. 그것도 경제학 개론 레포트를 위해 읽은 '블루오션 전략' 이라는 책으로 답답한 인생을 한 순간 더욱 삭막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한미 FTA가 체결된 뒤에 조선과 동아등 극우언론들에 의해 회자되는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 김위찬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해 가며 레포트를 썼지만 뒷맛은 개운할리 없었다. 개인적 생각으로 블루오션 역시 레드오션의 한 가지일 뿐이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욱 더 노력하라는 말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간만에 지하철에서, 그리고 집에서 책을 읽었다.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 긴박하고 긴장감 가득한 추리극임을 바랐건만 나의문화유산답사기와 마찬가지로 조선 왕릉을 소개하고 알려지지 않은 비화나 개인적 감정을 겻들인..

독서 2007.05.06

병원

학교에 오는 길, 갑자기 눈 밑이 핑 돌면서 45도 대각선으로 몸이 휘청거렸다. 돈을 모으지 말자, 라는 마인드가 생긴 뒤에 정말 먹는 것에 돈을 아낀 적이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섭취 했음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감기와 간간히 찾아오는 두통, 재발한 비염까지. 갑자기 몸이 심하게 약해졌다. 잠은 또 왜이리 오는지, 어제는 좀처럼 자는 사람을 깨우지 않으시던 교수님께서 엄하게 내 이름을 부르셨다. 피로하다. 몸과 마음 모두. 결국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토요일에는 침을 맞으러 가야겠다. 건장한 청년 원씨는, 병원에서 하숙했던 2003년의 악몽같았던 그 때를 떠올린다.

일상 2007.05.03

덜렁덜렁

"이 새끼 설겆이 좀 똑바로 해! 졸라 덜렁덜렁해~" 과도전이 그릇에 묻어 있는 밥풀떼기를 떼며 핀잔을 한다. "뭐든 다 덜렁덜렁 할래?" 어머니에게만 듣던 덜렁 소리를 친구에게도 듣고 나니 정신이 파싹 든다. 나 자신에게는 엄격하자던 스스로의 다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5월이다. 시험은 끝이 났지만 기다리고 있는 과제의 압박들과 세미나 발표, 인터뷰, 비싼 대가를 치룬 납땜질과 과 주점, 그리고 선거까지 착착착착 스케쥴이 짜여져 버렸다.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였던가. 아니면 주위의 눈을 의식한 채 덜렁덜렁 하는 모습만을 보였던가. 이 물음에 대해 자신이 없는 하루였다.

일상 2007.05.02

결정

감정 자체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 남기려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이다. 구분 할 수 없는 어제와 오늘.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의 어제와 오늘은, 꽤나 큰 차이로 다가온다. 그제의 나와, 어제의 나, 그리고 오늘의 나는 너무도 큰 변화 속에서 무언가를 남기려는 노력, 재생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것을 글로 어필하고픈 노력을, 하려고 한다. 나 자신에 대한 거짓이다.

일상 2007.05.02

시험 기간의 역치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간다. 공대생이야 시험 기간에 대한 일정 스케쥴이 없기 때문에 별반 상관이 없다 하지만 다음주 부터 펼쳐질 화려한 대동제를 앞두고 과도관은 지금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시험 기간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평소에는 시원찮던 갖은 일들이 희한하게 '즐겁게' 다가 온다는 것이다. 시험이 다가 올 수록 별반 재밌지 않았던 친구와의 농담 따먹기도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컴퓨터라도 옆에 있으면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웹서핑을 두 세시간은 훌쩍 넘기고야 말뿐 아니라 눈 인사만 하고 지나치던 친구를 붙잡고도 한 참을 떠들게 된다. 이 기간의 휴게실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웃음 소리가 평소보다 훨씬 크며 또한 끊이지 않는다. 이는 시험 기간이 되면 '즐길 수 있는' 역치..

일상 200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