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회식이 끝난 14일 밤. 종로 한 복판에서 양복을 걸친 건장한 청년 다섯은 캐리어를 끌고 방황하다 결국 찜질방으로 향하고 말았다. 다음날 점심 약속이 잡혔던 원씨는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변태들이 자주 출몰한다는 찜질방의 수면실에서 옷을 다소곳이 입고 짬을 내어 눈을 감았다가 담배 연기, 술에 쩌든 몸을 씻고 아침 일찍 찜질방을 나섰다. 캐리어를 맡아주지 않겠다는 주인 아주머니와 약간 실랑이를 벌였기에 좁은 찜질방의 사물함 속에는 구겨진 양복과 캐리어가 사이좋게 어울려 있었으니 행색은 한 마디로 '구려' 그 자체였다. 시원한 새벽공기를 마시려는 찰나, 찜질방 앞의 큰길을 막고 있는 대학생 무리가 보였다. 광복절을 맞이해 뭔 행사를 하는 모양이었는데 길을 기똥차게 막고 있었기에 5열 종대로 서있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