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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고 시험 공부를 한 다음날 만난 여자 후배 "오빠. 얼굴이 안되보여요" 밤을 새고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 만난 이진뷁씨 "왓섭. 얼굴이 안되보여" 과제를 하다 새벽 4시에 잠이 든 뒤 다음날 아침에 만난 남자 후배 "형님. 얼굴이 안되보여요" 조금 일찍 잠을 청하자며 2시쯤 자고 난 뒤 다음날 만난 선배 "원씨. 얼굴이 안되보여" 나름 깔끔하게 정장 차려입은 세미나에서 만난 한림원 여직원 "오빠. 어디 아파요? 얼굴이 왜 그래" 이번엔 머리에도 조금 신경쓰고 정장 차려 입고 포럼때 만난 한림원 여직원 "오빠. 어디 아파요? 얼굴이 안되보여요" 잠도 많이 자고 츄리닝도 안입고 면도도 깔끔히 하고 아침까지 챙겨 먹은 뒤 깔끔하게 정리하고 학교 간 날 만난 전정환씨 "아이고 깜짝이야" 오랜만에 집에 내..

원씨 2008.05.28

5월 27일 촛불문화제

촛불 문화제에 참석했다. 즐겁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환하게 웃으며 자유발언을 듣고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아이들의 재롱도 보였고 양복을 곱게 차려 입고 나온 30대 중후반의 무리들도 꽤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벌의 어르신들도 계셨고 앳된 중고등학생들의 야무진 목소리도 귀를 즐겁게 했다. 내 또래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들 역시 서너명씩 짝을 이뤄 이름모를 시민들이 외치는 소리에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도 꽤 있었다. 그들의 손에도 역시 촛불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행진' 을 했다. 을지로입구를 지나 명동으로 향했다. '고시철회 협상무효'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길가던 시민들이 걸음을 멈췄고 '민주시민 함께해요' 의 외침이 뒤를 이었다. 어떤 분들..

딴지 2008.05.28

언론

한 때 '기자' 라는 직업에 참을 수 없는 매력을 느꼈었다. 결국 2003년부터 지난 2007년까지 '기자' 를 동경하며 신문을 읽고 책을 읽고 뉴스를 보고 그리고 생각을 했다. 세상에 소식을 전하는 일등 기자가 되어 보자 했던 첫 다짐은 내가 그토록 동경하던 그들이 이제껏 보였던 여러 엿같은 행동들을 알게 된 뒤부터 침통함으로 바뀌었다. 그들이 말하는 '사실' 은 '사실' 이 아니어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사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한 私설 임을 알았을 때 내 머리를 때리는 울림은 상당했다. 그리고 밀려든 공허함. 그 뒤, 개뿔 잘 이해도 안되는 여러 책들을 뒤지며 다짐했다. 세상에 울리지 않는 소리를 전해보자, 그래도 아직은,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밝히는 기자가 되어보자. 물론 능력부족과 게으름을 ..

딴지 2008.05.27

겁쟁이

내가 안되는 이유는 '용기'가 없음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바로 그 용기와 그것을 지지할 만한 두터운 철학의 부족이다. 논리의 부족이다. 결국, 게으름 때문이고 노력의 부족이고 공부의 부족일테다.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무수한 글들을 접하면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를 생각한다. 물론 나는 80년대의 '서울의 봄' 을 겪지 못했고 4.19혁명은 글로만 접했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역시 사진과 글을 통해서만 가늠했을 뿐이다. 하지만 2008년, 민주화가 되었다는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비록 옛날의 일들과 그 정도는 비교할수 없다 치더라도, 아니 변한 시대에 대충 끼워맞추어 보면 절대적은 아니더라도 별반 다를 것은 없을 듯 싶다. 국민의 목소리에 ..

딴지 2008.05.27

주적

"그럼 객관식으로 자네에게 질문 하나 하겠네. 미국, 일본, 중국, 북한, 이 중에 주적이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주적' 이라는 개념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 바로 '소멸' 이었다. '주된 적' 이라는 의미의 주적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쁠 뿐만이 아니라 북한을 일단 '적' 이라는 생각으로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는 북한과의 모든 일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평소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민감하게 돌아가기에 적에 대한 구분이 시대에 따라, 필요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물론, 분단국가인 현실을 무시할수는 없을 것이다. 총부리를 겨누고 대치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기에 그들과 적:적 으로 맞설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꼭 '주적' 이라고 부르는 ..

딴지 2008.05.24

여행

'여행' 이라는 단어에 조금 민감한 편이다. 친구들과 무리지어 마시고 토한다는 MT 나 여름에 맞추어 해변가로 우루루 몰려가 물장구치고 어떻게든 이성 한 번 꼬셔볼라고 기를 쓰는 행위에 과감히 나는 '여행' 이라는 단어를 덮어 씌우지 않는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을 여행이라고 한다지만 나름의 개똥철학에 입각, 내게 있어 여행이란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현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이라는 개뿔 거창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혼자 잘났다. 여튼, 이런 내게 처음으로 의미있었던 여행은 2002년도 수능이 끝난 겨울이었다. 보길도라는 섬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무작정 버스타고 내려간 그곳에서 잘 곳이 없어 교회..

일상 2008.05.22

뭥미?

버시바우, 손 대표에게 항의 전화 논란 똘똘한 사람들이 외교관을 하는 줄 알았다. 나라에서 내는 어려운 시험 문제를 통과하고 또 외교관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충분한 교육을 받는 줄 알았다. 최소한, 타국에 주재하는 외교관이라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며 그 나라의 국민들을 존중하고 있는 줄 알았다. 니미, 이 정도 수준으로 주한미국대사 하면서 깝치면 나도 외교관 할란다.

딴지 2008.05.22

축제 - 2

풍선을 들고, 솜사탕을 입에 물고 주점으로 향하는 학생들. 노벨 앞에는 망치로 치는 펀치기가 놓여 있었고 오늘은 축구공을 차서 구멍 안에 넣는 커다란 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공계 입구에 주렁주렁 걸려 있는 축제관련 현수막이 덕지덕지 다소 지저분하게 느껴졌다. 왁자지껄. 참살이길에는 주점 장소를 알리는 색색의 노끈에 청테이프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고 언제나 그랬듯 재미난, 가슴뛰게 만드는 응원단의 입실렌티 관련 현수막 수십개가 만국기처럼 하늘거리고 있었다. 술 마시고 FM 하고 왁자지껄 젊음을 불태우는 그들의 혈기왕성한 젊음이 신선하다. 지칠줄 모르는 열정과 즐거움이 오로라처럼 그들 주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그래, 신입생이구나. 친구들을 부르고 선배들을 조르고 주점의 종이박스에 앉혀 지갑을 꺼..

딴지 2008.05.21

축제

학교가 떠들석하다. 축제기간인가 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과도관 의자에서 엉덩이를 일으키는 시간이 거진 오후 11시 였기에 느즈막한 시간에 교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쉽사리 알 수 있었지만 수업이 끝나자마자 칼같이 방으로 귀성하는 요즘엔 당췌랄리 알수가 없다. 최종면접을 마치고 받은 면접비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막창에 소주 두 잔을 하는 사이 과 주점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것들, 이제는 내게 귀뜸도 해주지 않는다. 어찌저찌 하루 종일 입고 있어서 후질그레해진 양복을 입고 주점을 찾아가 07, 08 신입생들과 그들의 친구와 함께 어울리기는 개뿔, 졸업하고 취업한 형님과 과 대학원 선배들과 함께 우중충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며 맥주를 비웠다. 마치 흰색 바둑알이 가득차 있는 바둑판 구석에 흑색 바둑..

일상 2008.05.21

마지막 학기

대학의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참으로 거창한 계획들을 몇 가지 세웠었지만 이건 뭐. H기업의 합격증을 진작에 받아 놓고도 예전부터 '재료과의 ACE 만 갈 수 있다는 P기업' 의 아성과 애초에 갖고 있었던 감상에 젖어, 그리고 동경했었던 또 다른 기업의 면접에 쩔어 화려할 것이라고만 여겼던 마지막 학기의 환상은 이제 슬그머니 잦아 들었다. 한 달 남았다. 만약 P기업의 입사가 확정 된다면 6월 23일부터 연수에 들어가게 되고, 만약 그것이 실패한다면 나는 또 다른 기업의 시험 준비로 6월 한달을 보내게 생겼다. 결국 이래저래, 대학 생활의 마지막 낭만이란, 바로 면접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입실렌티 역시, 멋드러지게 면접 날짜와 겹치면서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게 KTX에 몸을 맡겨야 할 신세가 되어 버렸다. ..

일상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