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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의 삶

직장을 가진 뒤 2년하고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짧을수만은 없는 시간이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경험했던 일들 하나하나가 2년 3개월 전과는 다른,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을테다. 그 전과 비교해 몸으로 느끼기에도, 남들이 보기에도 가장 달라진 것은 한숨이 늘어났다는 것과 머릿속을 에누리 없이 꽉꽉 채우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들이다.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 그럼 어쩌지, 에휴. 원긍정이 되어 보기로 마음 먹고 책을 세권 구입했다. 불평 없이 살아보기, 긍정 심리학, 잠들기 전에 읽는 긍정의 한 줄. 책 세권을 읽는다고 당장 바뀌는 건 없겠지만 뇌를 꽉 채우고 있는, 가뜩이나 어둡게 생긴 얼굴을 점점 더 암흑처럼 만들어 버리는 생각들을 희석시켜야겠다. 난 Positive 원, 파지 원이다... 제..

일상 2010.10.11

감동

요즘 슈퍼스타k2 를 즐겨 보고 있는데 이 두번의 노래는 계속해서 찾아 들을 만큼 뭔가 울림이 느껴진다. 음악의 '도' 자도 모르는 나도 가만히 보고 듣고 있으면 입을 헤~ 벌리게 만드는 그 찌릿함, 입 꼬리가 슬슬 찢어지는 그 즐거움. 신선해서 그런가, 아무리 들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슈퍼스타k2를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그런데 김지수가 21살이라는 거는 좀... 그러고 보니 29살의 내 얼굴도 중3때 부터 변하지 않았으니, 그럼, 동병상련을 느껴서 그런가. 김지수 화이팅.

기록 2010.09.30

생일 잔치, 추석

매 번 생일을 맞을 때 마다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에 어거지로 몸을 비비꼬곤 했었는데 20대의 마지막 생일이라는 상징성을 운운하기엔 아직도 너무 부족한 것이 많은 인간이다. 열심히 사는 것은 그렇다쳐도, 삶에 대한 '철학' 이 부족한 것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응?). 김대중 자서전을 읽던 도중 생일을 맞았다. 아, 어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김대중 전대통령을 똑같이 따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요즘 느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얼마 전 꽤 오랜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글로 정리할 정도의 정리가 안되었기에 일단 패스. 좀 논란이 될 듯한 부분이기에. 여튼, 생일 날 아침 누나의 신경질 적인 목소리를 참지 못하고 대놓고 소리를 박박 질러 댔다가 탁구 치듯 기깔나게 오간 누..

일상 2010.09.27

우울한 밤

꽤나 우울한 밤이다. 곱창에 매화수를 쳐묵고 와서는 어질어질한 정신에 찬물로 샤워를 하니 정신이 번뜩 들 것 같으면서도 메스꺼운 속이 텁텁하다. 너무 자만감에 빠져 있었다. 입사 후 2년 만에 이 꼴이 됐다고 생각하니 회사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생기면서도 한편으론 게을러 빠진 지난 2년 간의 나태했던 생활이 나를 덮친다. 정말, 욕 나온다. 동아 사이언스 1차 면접을 보고 왔다. 필기는 참으로 못봤고... '얼굴이나 한 번 보자' 라는 생각으로 날 뽑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매화수가 참으로 쓰게 느껴졌다. 면접을 봤던 사람들 모두 난다 긴다 하는 스펙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쉴새 없이 내뿜고 있었다. 모두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면접관 분들 역시 하나 같이 풍기는 이미지가 '지성인' 이라는 말이 아깝지 ..

일상 2010.09.14

파고다 1:1 다이렉트 잉글리쉬 후기

파고다 다이렉트 잉글리쉬(Direct English)를 다닌지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총 7번의 수업을 했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비싼 학원비에도 불구하고 한달 더 등록을 했다. 언제나 그랬듯, 성과급이 들어왔기에 차가운 도시 남자 원씨는 거칠 것이 없지. 학원을 등록하기 전에 여기저기 참 많이 알아봤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리뷰(?)는 찾기가 힘들었다. 네이버 지식인의 "비싸지만 괜찮을 거에요" 라는 말과 아는 동생의 "다녔었는데 괜찮았다!" 라는 말이 전부였는데 결국 '상담이나 한 번 받아볼까' 라는 의도로 찾아갔던 것이 그 자리에서 레벨 테스트를 보고 등록을 해버리고 말았다-_- 냉정함을 자랑하는 나의 성격상(응?)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암튼, 7번을 해 본 결과 영어 실력 향상에 ..

기록 2010.09.06

동아 사이언스 필기 후기

동아 사이언스 기자직 필기 시험을 앞두고 이곳저곳(아랑 카페 포함) 아무리 뒤져봐도 동아 '사이언스' 필기 시험에 관련된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다. 없어도 너무 없길래 '문제를 유출 혹은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라는 동의서에 사인이라도 하고 오는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그런거 없더라-_- 그냥, 후기를 안올린거다. 워낙 적은 인원이 시험을 봐서 그런지 다들 부끄러움을 많이 타셨나봐. 하지만 난, 거칠 것이 없다. 서류 통과라는 것만으로 큰 기쁨을 느꼈기에, 더해서 오늘 필기 시험은 맛깔나게 망쳐버렸기에 거칠 것이 없다. 행여 내년을 기약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수많은 웹페이지 중 하나를 생산해 본다. 부디 도움이 되길! 1교시, 작문. 입구에 붙어 있던 주의 사항에 1교시 논술, 2교시 작문으로 되어 있..

일상 2010.08.22

즐겁게 살기

대학에서 온 산학과제 계획서를 훓어 보다가 슬쩍 빠져 있는 엉덩이와 좁은 의자에 커다란 면적을 차지하는 허벅지 두 짝을 올려 놓고 양반다리로 앉아 있는 내 모습이 참으로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일' 이라는 것에 간만에 '집중' 이라는 것을 하려는 찰나에 또 다시 잡생각들이 머리를 들쑤셔 놓았다. 그냥 지금 내게 주어진 일에 만족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적지 않은 돈을 받으며 경쟁사의 많은 팀들처럼 10시, 11시, 심지어 12시가 넘어서까지 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되고,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을 맞아 5시 칼퇴에 금요일도 눈치 안보고 5시 후딱 퇴근. 주말 출근 없고 엄청난 복지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 다시 언급하지만 정말 중요한 적지 않은 돈. 아 대체 이런 직업이 세상에 어디있..

원씨 2010.08.19

이건 뭐

책장에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책 세권을 꺼냈다. 문장기술, 기사 작성의 기초, 언론문장 연습. 2006년 인재제일 필기 시험을 앞두고 급하게 구입해 기억으로는 일주일 동안 도서관에 쳐박혀 연습장 펼쳐 놓고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기를 반복, 엄청난 분량이었지만 겨우겨우 한번 씩은 낼름 낼름 핥고 시험장으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페이지 이곳저곳에 붙여 놨던 주황색 포스트잇이 접착력을 잃고는 넘길 때 마다 우수수 떨어진다. 길다란 보도자료를 읽고 펜을 들었는데 '이건 뭐' 아예 펜이 움직이질 않는다. 과욕. 지난 3년간 기사라곤 장난질로 쓴 회사 탁구대회 소식이 전부 였으니. 그렇다고 내가 딱히 기사를 잘 썼던 것도 아니다. 스터디를 했던 친구들이나 이곳 저곳에서 '기자'의 직함을 달고 뛰어 다녔던 친..

원씨 2010.08.19

21세기 '도'

영어 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한 시간 동안 계속 된 영어와의 교감으로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영어로 바꿔 가며 강남역 사람들을 헤집고 있었다.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고민하던 중 갑자기 한 남자와 여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네" "저희가 신한%#$% 사람들인데요. 짧은 동영상 보시고 감상평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어디라구요?" "신한%&^$%^ 요" 자세히 못들었는데 또 물어보기가 괜시리 미안해 그냥 넘어갔다. 순간 신한증권에서 마우스질로 열나게 주식을 사고 팔고 있는 재신이의 얼굴이 떠올랐고(재신아, 이런 표현써서 미얀-_-) 뭔가 노트북을 들이 밀며 부탁을 하는 모습에 신입사원 연수 중이거나 아니면 회사 사람들이 프로젝트 , 혹은 회사 내 이벤트 관련해서 일을 하고..

일상 2010.08.19

고백

- 좋아해 정윤 - 윤미루 만큼? - 내 십년 후를 생각할 때만큼. - 윤미루 만큼? - 어렸을 때 형들이랑 함께 외가에 간 적이 있어. 밤에 형들이 어딘가로 몰려가기에 나도 따라나섰어. 형들은 외사촌형과 함께 참새를 잡으러 가는 중이었어. 나는 참새들이 초가지붕 속에서 살기도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 내 위의 형이 플래시를 비출 때 오들오들 떨던 참새가 지금도 생각나. 웬 참새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형들은 불빛을 받으며 파르르 떠는 참새들을 잡아 양손에 쥐고 있었지. 다섯 마리를 한꺼번에 쥐고 있는 형도 있었어. 참새들은 형들의 손아귀에서 꼼짝 못했어. 나중엔 손이 모자랐어. 형이 짚 속에서 꺼낸 어린 참새 한 마리를 보더니 내 손에 쥐여주며 가지고 있어라 했어. 어둠 속에서 내 손에 쥐여진 어..

독서 2010.08.11